호스트 스팟라이트: 88세 시할머니와 손주 며느리가 공동 호스팅을 합니다

형제자매나 부부가 함께 호스팅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시할머니와 손주며느리가 함께 하는 에어비앤비는 아마 이은비님과 임정애님이 유일하지 않을까?

 

“남편이 죽고 아들도 장가보내고 나니 외롭더라고. 점점 더 외로워질 것 같아서 옛날에 좋아하던걸 해야겠구나 생각했지.” 정애님이 호스트가 된 이유다. 어릴 적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8km를 걸어서 통학했던 중고등학생 시절에 취미생활은 꿈도 꾸지 못했다. 전쟁 후에는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 들어 돈을 벌어야 했고, 결혼, 육아, 남편의 병간호로 이어진 삶은 녹록하지 않았다. 그러다 60대에 접어들어 취미생활로 시작한 그림은 이제 88세가 된 할머니에게 행복의 원천이 되었다. 산수화, 사군자, 서예, 화조 등 특히 동양화와 관련된 것이라면 열정적으로 스승을 찾아다니며 배움을 자처했다.

 

“추운 겨울, 밤새 그림을 그리면 옆에서 공부하던 손자손녀들이 나를 지켜줬지. ‘추운데 내 참 미쳤다. 내가 무슨 화가가 될 거라고 이렇게 밤늦게까지 그리나.’하면서도, 풍경화를 그리니 자연이 내 손안에 들어오잖아. 그게 좋았어.” 덕분에 첫 출품작이 국선 특선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고, 그림에 자신이 생겼다. 어느 날 손자가 한국화를 그리는 트립 호스트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좋다. 내가 젊었으면 이리저리 다니는 걸 좋아해서 관광업이라도 했을텐데, 집에서 앉아서 외국인을 만날 수 있다니, 할 수 있다면 해보자!’ 그랬지. 우리 손주 며느리가 ‘할머니가 그림을 가르치면 제가 옆에서 뒷바라지 할게요. 아무 걱정마세요.’해서 시작했어.

임정애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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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 트립은 은비님이 집근처 카페에서 게스트들을 만나 전통화 도감을 보여주면서 민화에 얽힌 배경을 설명하고 기초 지식을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고서 할머니 댁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그림 수업이 진행된다. 병풍 앞에 낮은 상이 놓여 있고, 그 위에는 그림 그릴 종이가 단정히 자리하고 있다. 게스트들은 도감에서 본 그림 중 하나를 골라 그린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할머니는 그들 옆에서 함께 그리면서 조언을 한다. 실경 산수화가 전문인 할머니는 게스트들이 사군자, 화조 등 다른 스타일의 그림을 고르면, 그 기회에 수련을 쌓는다.

 

경복궁을 다녀온 외국인 자매는 단청이 무척 인상적이었는지, 디자인을 전공한 동생은 단청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그림을 그리고 언니는 정통 산수화에 도전했다. 같은 단청을 봤지만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 탄생했다. 처음에는 붓과 한지 사용이 서툴러 물감이 한지에 많이 번져서 당황해 하며 힘들어했지만, 이 역시 재미있어 하면서 꼭 작품을 완성하겠다고 몇 시간 더 집에 머무르기도 했다. 산수화를 부채에 그린 또 다른 게스트는 다음날 고궁을 갈 때 완성한 부채를 들고 가겠다고 말하며 열심히 작업을 했다. 게스트들이 그림 그리는 내내 보조 호스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은비님은 트립 틈틈이 게스트의 이름을 새긴 도장을 만든다. 덕분에 트립 마지막, 게스트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인장으로 정성껏 날인을 한 작품을 손에 들고 트립을 마무리한다.

 

아흔에 가까운 할머니는 늦게 시작한 그림을 매개로 다양한 나라에서 온 게스트를 만나며, 이들에게 한국화를 가르치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은비씨 역시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하면서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을 쌓으며 앞으로 계속 트립 호스트를 할 에너지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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